|[인터뷰] 심장내과 전문의 서존 교수|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 특별한 증상 없어도 치료 더 까다로워|환자의 심장 기능과 생존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이 침착되어 혈관이 막힌 지 최소 3개월이 지난 질환을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병변(chronic total occlusion, cto)’이라고 한다. 서존 교수는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병변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간과하는 환자가 많지만, 급성 폐색보다 위험인자가 더 많고 치료가 까다롭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한국 관동맥만성폐색병변연구회(kcto)의 연구위원장인 심장내과 전문의 서존 교수(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게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q.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질환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관상동맥폐색은 급성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혈관이 막히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주변에 새로운 우회로를 만들어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혈관이 천천히 막히는 증상을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이라고 하는데요. 막힌 혈관은 일을 하지 않고, 다른 쪽으로 발달한 혈관이 일을 더 많이 하면서 증상이 안정화되기 때문에 보통 ‘안정형 협심증’으로 나타납니다.
q.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더 위험하다고 하셨는데요.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은 천천히 진행되면서 여러 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치료가 까다롭고, 심기능 저하 등 위험인자를 더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심장 기능이 떨어진 뒤 뒤늦게 진단받을 가능성이 큰 것 또한 치료를 까다롭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관상동맥이 전반적으로 석회화되고 동맥경화혈관으로 변성이 심한 경우가 많아 시술 자체가 까다롭고 시술 합병증 발생률이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소수의 심장내과 의사만 시술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q. 치료가 까다롭다고 하셨는데, 어떤 치료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만성적으로 폐색이 진행되면 주변 심혈관으로부터 ‘측부 순환’이 발달하면서 증상을 안정화하고 심장 근육을 보호하려는 보상작용이 생기는데요. 이로 인해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심기능이 정상인 경우에는 약물로 치료하며 관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심근 허혈 검사에서 심장 손상이 있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중재 시술을 받아야 합니다. 만성완전폐색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혈관개통술과 달리, 먼저 딱딱하게 막힌 혈관을 뚫어 혈관의 진강 내로 와이어를 통과시키고 풍선과 스텐트가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므로 의료진이 전문적인 특수기법이 숙달되어야 하고, 특수 장비들을 적절하게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q. 막힌 관상동맥을 대신하는 관상동맥우회술도 있던데…관상동맥우회술은 가슴을 열고 시행하는 외과적 수술로, 새로운 혈관을 이식해 심근을 살리는 심근보존치료입니다. 일반적으로 다혈관 질환이나 심기능 저하, 당뇨 환자에게 먼저 권유합니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치료’라고 해서 관상동맥의 가운데 혈관인 좌전하행지에 만성폐색이 있는 경우, 다른 혈관의 치료는 중재술로 시행하고 좌전하행지의 만성폐색은 왼쪽 늑골하단을 살짝 열어 유방동맥을 이식해 주는 수술을 시행합니다. 즉, 중재 시술과 우회술이 융합된 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q.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의 치료 원칙은 '심장 기능과 생존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무조건 막힌 혈관을 뚫는 것이 아닌, 환자의 상태와 상황을 고려해서 가장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급성 폐색은 골든타임 안에 혈관을 뚫어주는 정확한 치료 지침이 있지만, 만성 폐색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시술과 치료 방법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치료가 까다롭고 시술이 고난도를 필요로 하므로, 의료진의 노력과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