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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내내 찾아오는 변비…시기별로 다른 원인은?
임신 중에는 태아의 성장에 따라 산모의 신체도 자연스럽게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배가 서서히 불러오며 태동이 느껴지는 등의 반가운 변화가 있는가 하면, 입덧이나 튼살 등 반갑지 않은 신체 변화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 임신 초기부터 후기까지, 시기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산모를 괴롭히는 불청객이 바로 변비다. 임신 중 변비가 흔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임신 단계별 변비의 원인은?
임신 초기: 수분 부족과 호르몬 변화
임신을 한 여성은 호르몬 분비에서도 변화를 겪게 된다. 여성호르몬의 한 종류인 '프로게스테론'이 태반에서 분비되는데, 이는 임신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자궁뿐만 아니라 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이재성 원장(이지스로앤산부인과의원)은 "임신 후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은 장의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장의 움직임을 불규칙하게 만든다"라며 "장이 평소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탓에 임신 초기 변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프로게스테론은 임신 초기 입덧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히는 호르몬이기도 한데, 입덧을 하는 임신부는 잦은 구토로 수분 손실이 많고, 음식을 통한 수분 섭취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물을 마시기도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는 만큼, 체내 수분이 평소보다 부족해지기 쉬운 편이다. 이렇게 수분 공급이 충분히 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변비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중기: 철분 섭취
임신 중기인 16~20주차에 접어들면 태아의 성장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때 산모의 혈액량이 평소보다 늘어나면서 빈혈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그래서 평소보다 많은 양의 철분을 보충하기 위해 철분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철분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처 흡수되지 못한 철분이 장내 환경을 변화시켜 움직임을 둔화시키고, 장 내부에서 수분을 흡수해 변비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후기: 태아의 성장으로 인한 압박과 운동량 저하
임신 후기로 접어들면 태아의 크기가 커지면서 무게가 급격히 증가한다. 그에 맞게 자궁도 함께 커지는데, 자궁 뒤에 위치한 대장을 압박하면서 장운동이 더욱 느려지고, 배변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게다가 배가 부풀어 오른 만큼 몸을 움직이기 어려워지는데, 줄어든 운동량이 장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쳐 변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생활 습관 개선해 예방해야…필요 시 약 복용도 가능
변비는 임신 전체 기간에 걸쳐 산모를 괴롭히는 증상인 만큼, 가능한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입덧이 심한 초기에는 아예 안 먹으려고 하기보다는 극소량의 음식이라도 조금씩 섭취하고, 물도 나눠 마시면서 영양소와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입덧으로 인한 구토 등이 너무 심하다면 입덧약을 복용하면서 증상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입덧이 가라앉은 후에는 과식하지 말고, 채소나 과일,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잘 챙겨먹는 것이 변비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의 위험도 있는 만큼 운동에 주의해야 하지만, 비교적 태아가 안정적인 중기 정도가 되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겠다. 임신 중 운동량이 줄어들면 변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비만과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등의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체나 복부에 힘이 들어가는 근력 운동을 하기 어렵다면 가벼운 걷기나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올바른 배변 습관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변의가 느껴지면 참지 말고 화장실에 가야 하며,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간혹 대변을 볼 때 힘을 주느라 복압이 올라가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이 갈까 우려하는 경우도 있는데, 배변 시에 힘을 주는 정도로는 태아에게 큰 영향이 가지 않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너무 무리하게 힘을 주거나 오래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은 치질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으며, 자궁경부무력증 등으로 조산 위험이 있는 산모라면 화장실 사용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변비 증상이 도저히 완화되지 않는다면 변비약을 복용해도 된다. 임신 중에는 수분을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변비를 개선하는 팽창성 또는 삼투성 변비약을 복용할 수 있다. 다만 장을 자극해 변을 보게 하는 종류의 약물은 피해야 하므로, 약물 복용 전 의사와의 상의를 거치는 것이 좋다.
글 =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재성 원장 (이지스로앤산부인과의원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