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조용한 살인자'라 불릴 만큼 초기 증상이 없지만, 방치하면 심장병과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만성 질환이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1,300만 명에 달하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는 환자는 810만 명에 그친다.

많은 환자들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부담감에 임의로 중단하기도 한다. 이에 내과 신성현 원장(송도에이스내과의원)과 함께 고혈압 약 복용의 필요성과 효과적인 관리법을 알아봤다.

q. 고혈압 약은 반드시 복용해야 하나요? 한번 시작하면 평생 복용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고혈압은 평생에 걸쳐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입니다. 따라서 본인한테 맞는 고혈압 약제를 선택해서 꾸준하게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죠. 고혈압 치료의 목표는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해, 혈압 상승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데 있습니다. 운동이 평생 건강에 이로운 것처럼, 고혈압 환자가 약을 평생 복용하면 그에 대한 이득도 평생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혈압이 안정적으로 조절되고, 생활습관 개선이 잘 이루어진 경우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약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약을 복용하는 것, 약을 끊는 것은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q. 그렇다면, 고혈압 약은 어떤 환자에게 처방되나요?
고혈압 약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심장의 부담을 줄이며, 체내 염분과 수분을 배출해 각 장기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혈압을 조절합니다.

1기 고혈압(140/90mmhg 이상)을 가진 환자 중 다른 위험 인자가 없는 경우 저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이런 경우 약물치료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어, 진료실 밖에서 두 차례 이상 혈압을 측정해 높게 나오면 약물치료를 권합니다.

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성이 있는 1기 고혈압 환자와 2기 고혈압(160/100mmhg 이상) 환자는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특히 2기 고혈압 환자는 수축기 140mmhg, 확장기 90mmhg 이하로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복용 중이던 고혈압 약을 중단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고혈압 약을 중단한다고 해서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약을 임의로 끊으면 복용 이전의 높은 혈압 상태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그동안 잘 막아왔던 심혈관 질환, 뇌졸중,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다시 높아집니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어도 장기간 방치하면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당장 불편하지 않더라도 10년, 20년 뒤의 건강을 위해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요?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한 이유는요?
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혈압 조절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고혈압 관리에서 건강한 식습관, 꾸준한 운동, 금연, 절주와 같은 비약물 치료는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뚜렷해, 모든 고혈압 환자와 고혈압 전단계 환자에게 필수입니다.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이 약 하나를 먹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 역시 생활요법을 병행하면 약의 용량과 개수를 줄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약 없이 생활요법만으로 고혈압을 조절할 수 있을까요?
생활요법만으로 고혈압을 완전히 조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2기 이상의 고혈압 환자라면 약물치료가 필수입니다.

고혈압 관리는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방법을 함께 실천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약을 복용하더라도 생활요법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의 방법만 고집하기보다는 저염식, 운동, 금주, 금연 등 여러 가지 생활습관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q. 환자들이 약을 꾸준히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고혈압 약은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복용하거나, 취침 전에 복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시계 알람을 활용해 복용 시간을 정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가족이나 동료에게 약 복용 시간을 알려 협조를 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고혈압 약을 1년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환자는 절반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환자와 의사가 신뢰를 쌓고 정기적으로 상담하는 것도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꾸준한 약 복용이 필요한 만큼, 그에 맞는 적절한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겠습니다.

기획 = 오다인 건강 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신성현 원장(송도에이스내과의원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