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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수치 정상'도 안심 금물… 정확한 '간 건강 체크' 방법은?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라면, 건강검진 때마다 간기능검사 결과를 주목하게 된다. 흔히 간기능검사 결과에서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는 alt, ast 등의 수치를 보고, 혹시 간 건강이 나빠지진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때 alt, ast 수치가 특별히 나쁘지 않다는 결과를 보면 안심하고 술을 더 마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 수치만 보고 간 건강을 제대로 확인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간 건강을 보다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소화기내과 이한아 교수(중앙대학교병원)에게 자세히 물었다.
alt∙ast 수치 정상이라도 간질환 있을 수도…"방심은 금물"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간 수치를 확인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alt와 ast 수치. 이들은 대표적인 간 효소 수치로, 간세포가 어느 정도로 손상되었는지 알려주는 수치다. 간 효소는 원래 간세포 내에 존재하는데, 세포가 손상되면 효소가 혈액 속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그래서 간 효소 수치가 이전보다 높으면 간세포 손상을 의심하고, 간질환 여부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 수치만을 보고 간이 건강할 것이라고만 생각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한아 교수의 지적이다. 이한아 교수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의 경우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는 질환이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염증이 적거나 거의 없어 alt, ast 수치가 정상일 수 있다"라며 "특히 단순 지방간 상태에서는 간세포 손상이 크지 않기 때문에, 간 효소 상승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 환자들도 간 수치가 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 장기간의 염증으로 인해 간세포가 섬유화된 조직으로 대체되는 탓에, 오히려 간세포의 파괴가 줄어들며 간 효소 수치가 이전보다 더 높아지지 않거나 정상 범위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밖에도 b형 간염,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여전히 간세포 내에 있지만 면역계가 이를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는 '면역 관용기'에 들어간 경우, 또는 고령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간 효소 수치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등으로 종합적 평가 필요해
이렇게 간 효소 수치만으로는 간 건강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기에,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결과 및 증상 등을 정확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이한아 교수의 조언이다. 혈액검사의 경우 다음과 같은 항목을 살펴볼 수 있다.
● 빌리루빈(bilirubin): 간에서 처리되는 노폐물로, 수치가 높아지면 간 해독 기능의 저하나 담즙 배설 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수치가 높아지면 황달 증상이 관찰된다.
● 알부민(albumin): 간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로, 수치가 낮아지면 간의 합성 기능이 저하되었음을 의미한다.
● 프로트롬빈 시간(pt): 간에서 혈액 응고 단백질을 만드는 기능을 반영하는데, 수치가 길어질수록 간 기능이 저하되었음을 의미한다.
●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gt): 간 효소 수치의 일종으로, 알코올에 의해 생성이 촉진되기에 알코올과 연관된 간질환이 있을 때 수치가 높아진다.
●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alp): 담즙 정체와 관련이 있으며, 담관 폐쇄나 간 내 담즙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상승할 수 있다.
● 혈소판 수치: 만성 간질환이 진행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간경변증 유무나 진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영상 검사는 간 기능을 평가할 뿐만 아니라 △간경변증 △간염 △간세포암종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다. 복부 초음파나 ct 검사를 받으면 간의 지방 침착 여부나 크기 변화, 결절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한 경우라면 '순간탄성측정법(fibroscan)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는데, 이 교수는 "간의 탄력도를 측정하여 섬유화나 간경변증의 진행 정도를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바이러스 간염의 경우 b형간염 dna 검사나 c형간염 rna 검사와 같은 정량검사를 통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며, 자가면역 간염이라면 항핵항체나 면역글로불린 등의 검사 결과를 통해 질환의 활성도를 평가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렇게 여러 검사를 시행하고,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서 간 섬유화 진행 여부나 기능 저하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라며 "alt와 ast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반드시 간이 건강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빨리 발견할수록 회복 가능성 높아…생활습관 관리는 필수
간질환이 발생하면 건강을 되돌리기는 늦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간은 신체에서 재생 능력이 뛰어난 장기 중 하나인 만큼,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이 동반된다면 충분히 간 기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특히 질환을 초기에 발견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은 만큼 꾸준한 검진과 조기 진단은 필수다.
초기 단계라면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 치료 등을 통해 간 기능을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지방간의 경우 체중 감량이나 금주를 통해 지방 침착이 줄어들고 간 수치가 정상화될 수 있다"라며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도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막고, 간 섬유화가 일부 회복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간경변증까지 진행된 경우라면, 간 조직이 섬유화되어 구조적으로 변형된 상태이기에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초기 단계라면 적극적인 관리와 원인 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조언이다. 특히 원인에 대한 치료가 중요한데, 알코올 관련 간질환이라면 금주가 필수이며, b형∙c형 간염인 경우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간암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라면 간 초음파 검사와 알파태아단백(afp)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말기 간경변증이라면 △황달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이러한 단계에서는 간 기능을 유지하고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라며 "일부 환자에서는 간 이식이 유일한 치료 방법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정기적인 검진으로 빠르게 질환을 확인하는 동시에, 적절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알코올은 간세포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는 데다 기존의 간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인 만큼, 모든 간질환 환자에게 금주는 필수다. 또한 식단 조절을 할 때는 채소와 과일, 단백질, 불포화지방 위주로 균형 잡힌 식단을 하면 된다. 여기에 주 3~5회 규칙적인 운동을 더하면 지방간을 줄이고 염증도 개선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
간 독성이 있는 약물을 복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진통소염제나 일부 건강기능식품은 간 기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장기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며 "필요한 경우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고 복용을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간염 예방을 위해 백신을 접종하고 당뇨병 환자라면 혈당 조절을 철저히 할 것을 강조했다.
도움말 = 이한아 교수(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