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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발견 중요한 '당뇨발', 적극적 관리로 괴사 막아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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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들에게 혈당 관리는 평생의 숙제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각종 합병증이 찾아올 위험이 높아지기에, 최대한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 등을 병행해야 한다.

문제는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경우도 많고, 합병증을 얻고 나서야 당뇨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형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으로 진단되기 전, 고혈당 상태로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진단 시 이미 합병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흔한 편이다.

특히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가 경계해야 하는 합병증이 '당뇨병성 족부 질환', 즉 '당뇨발'이다. 정형외과 원성훈 교수(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는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에게 생기는 신경이나 혈관 문제, 통증, 상처 등을 모두 포함하는 광범위한 용어로, 당뇨병 환자의 당뇨발 발병 위험은 15~25% 정도로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흔하면서도 주의가 필요한 당뇨발이란 어떤 질환인지, 만약 당뇨발이 발병했다면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원성훈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아픈지도 몰랐던 상처가 괴사까지…발견 늦을수록 치료 어려워
사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발에 작은 상처가 생겼더라도 별다른 문제 없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체의 치유 능력이 떨어져 있고,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낮은 당뇨병 환자라면 작은 상처라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상처를 통해 세균이 감염될 경우, 감염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혈액이 끈적해지며 온몸을 원활하게 돌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으면 서서히 신체 말단의 신경이 제 기능을 잃어버려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감각이 무뎌진 탓에, 발에 상처가 생겨도 환자 스스로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진다는 것.

실제로 이렇게 말초신경병증을 앓아 발에 상처가 났는지도 모르다가, 어느 정도 당뇨발 증상이 진행된 후에야 뒤늦게 발견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것이 원 교수의 설명이다. 심한 경우 피부가 괴사해 절단까지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에,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꼭 피하고 싶은 합병증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물론 상처가 났다고 해서 처음부터 괴사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원 교수는 "상처가 생긴 초기에는 염증이 얕은 조직에만 있고, 작은 상처와 부종 정도만 관찰된다"라며 "염증이 퍼지지 않았고, 다리 쪽으로 가는 혈류의 상태가 괜찮다면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염증이 깊게 퍼짐에 따라 피부와 연부 조직이 괴사되어 까맣게 변하고, 고름과 악취가 동반되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야 이상을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만은 않다. 원 교수는 "이렇게 당뇨발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미 뼈까지 감염이 진행되고, 전신 감염 증상을 동반한 경우가 많다"라며 "이런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괴사 부분을 절단하는 수술을 시행해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당뇨발, 보존보다 절제가 더 나은 경우도 있어
이렇게 절제를 시행하는 당뇨병 환자는 전체의 2% 정도로, 궤양이 발생한 후 1년에서 2년 사이에 약 20%에서 절단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당뇨발이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라고 해도 발을 절제한다는 선택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마냥 불확실한 보존치료를 시행하기보다는, 적절한 시기에 절단을 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원 교수의 연구 결과다. 원성훈 교수 연구팀이 2022년 당뇨발과 우울증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당뇨발 보존치료를 시행한 환자들에 비해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에게서 우울증 발병률이 더욱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해, 원 교수는 "당뇨발 환자는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여러 동반 질환을 앓는 경우도 많고, 당뇨발이 재발하는 경우도 잦기 때문에 정서적 치료가 동반되지 않으면 치료 순응도가 떨어지고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라며 "오히려 절단 후 의족 등의 기구를 적절히 사용하고, 꾸준히 재활을 함으로써 조기에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것이 당뇨발 환자의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혈당 조절과 상처 관리 잘 하면 당뇨발 피할 수 있어
당뇨병 환자라고 해서 모두가 당뇨발을 겪는 것은 아니다. 원성훈 교수는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당뇨발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혈당 관리를 소홀히 하면 당뇨발을 비롯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고혈당뿐만 아니라 혈당이 크게 오르내리는 것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혈당을 적정 범위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아무리 작은 상처라고 해도 가볍게 보지 말고, 조기에 당뇨발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원 교수는 "조기에 발견했다면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완치를 기대할 수 있었던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쳐 절단을 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라며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당뇨발의 진행 단계에 따라 몇 개월에서 1년마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해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움말 = 원성훈 교수(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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