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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5kg 줄이면 혈압 '뚝'↓..."비만이 고혈압 부른다"[질병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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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 불린다. 그러나 혈관과 장기에 서서히 부담을 주며, 심장질환·뇌졸중·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특히 복부 비만(남자 허리둘레 90 cm 이상, 여성 허리둘레 85 cm 이상)을 동반한 고혈압은 단순한 혈압 수치 상승에 그치지 않고, 체내 염증 반응과 호르몬 교란, 대사 이상까지 함께 동반되는 복합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순환기내과 전문의 박규태 교수(중앙대학교병원)은 "비만은 이제 단순히 많이 먹는 나쁜 습관의 결과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비만에 대한 사회적 시각 변화가 고혈압을 포함한 대사질환 예방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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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부르는 고혈압, "지방세포가 혈압을 높인다"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은 단순한 체중 증가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특히 복부에 과도하게 축적된 내장지방은 단순히 저장성 지방조직이 아닌, 혈압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생리적 작용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규태 교수는 "비만과 고혈압의 관계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생리적 기전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복부비만 상태에서는 지방세포가 커지고, 다양한 염증성 물질이 분비된다. 이들 물질은 혈관 내피세포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키며, 결과적으로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인슐린 저항성 증가 역시 고혈압 유발의 중요한 경로다.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인슐린의 신호전달 과정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인슐린의 혈관 이완 기능이 저하된다. 박 교수는 "인슐린은 본래 혈중 당을 조절할 뿐 아니라, 내피세포에서 이산화질소(no)를 분비해 혈관을 이완시키는 역할도 하는데, 저항성이 생기면 이 과정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는다"며, "나트륨 배설 역시 줄어들면서 체내 수분과 염분이 축적되고, 결국 혈압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호르몬 변화 역시 고혈압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렙틴(leptin)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식욕 억제 호르몬으로, 체내 지방이 많아질수록 그 수치가 함께 상승한다. 그러나 비만 상태에서는 렙틴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져도 뇌가 이 신호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오히려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자극되고, 혈관 수축과 함께 신장에서 나트륨 재흡수가 촉진되면서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아직 규명되지 않은 기전들도 많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대사 변화만으로도 비만이 고혈압의 중요한 유발 인자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체중 5kg 감량하면 혈압도 뚝…"과체중이라면 1kg에 1mmhg 감소"
고혈압을 진단받은 환자에게 가장 먼저 권장되는 관리 방법 중 하나는 체중 감량이다. 실제로 체중이 줄어들면 혈압 수치도 함께 낮아진다는 임상적 근거가 존재한다. 박규태 교수는 "비만한 환자의 경우 평균적으로 체중을 5kg 감량하면, 수축기 혈압은 약 4.4mmhg, 이완기 혈압은 약 3.6mmhg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진료실에서는 보통 1kg을 줄이면 혈압이 1정도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체중 감량 효과는 과체중(bmi 25 이상) 환자에게 해당되며, 정상 체중의 고혈압 환자에게는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박 교수는 "국내 고혈압 진료 지침에서도 과체중 환자의 경우 5kg 이상 감량을 우선 시도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체질량지수(bmi)를 25 이하로 낮추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다"고 덧붙였다.

체중 감량과 함께 실천해야 할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금연은 가장 우선되는 생활요법이며, 나트륨 섭취를 하루 6g 이하로 줄이면 수축기 혈압을 약 5mmhg까지 낮출 수 있다. 두부, 콩, 채소, 생선, 과일 등으로 식단을 구성하면 수축기 혈압을 최대 10mmhg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유산소 운동은 주 5회 이상, 회당 30분 이상을 권장하며, 근력운동도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무엇이 좋은지는 대부분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라며, 환자의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목표와 계획을 설정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활습관을 바꿔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상 없어 방치되기 쉬운 고혈압…"처음 발견이 뇌졸중인 경우도"
고혈압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 인지와 진단이 어렵다. 박규태 교수는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며, 고혈압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알려진 두통이나 어지럼증, 두근거림 등도 일부 환자에서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증상조차도 수축기 혈압이 180mmhg 이상으로 매우 높을 때에만 관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자가 인지가 어려운 이유는 혈압이 서서히 오르며 체내가 이에 적응해버리기 때문이다. 혈압이 만성적으로 높아지면 뇌와 심장 같은 주요 장기에서도 이를 '정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로 인해 고혈압을 처음 인지하는 순간이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이후인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기적인 혈압 측정이다. 박 교수는 "고혈압은 느끼지 못할수록 더 위험한 질환이기에,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과 자가 측정을 통해 혈압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만이 동반된 고혈압, 합병증 위험 더 크고 빠르다
고혈압 치료의 핵심 목적은 혈압을 낮춤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과 함께 망막 손상, 만성 콩팥병 등이 있다. 박규태 교수는 "특히 비만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는 이러한 합병증 위험이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비만 환자의 경우 고혈압뿐 아니라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다른 대사 이상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혈관과 장기 기능에 가해지는 부담이 복합적으로 증가한다. 박 교수는 "비만 자체도 체액량 증가와 심장의 부담 증가와 연관돼 심부전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염증성 물질은 혈관 내 염증 반응과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해 합병증 발생 속도를 앞당긴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심장은 점차 펌프 기능을 잃고, 뇌혈관은 딱딱해져 뇌경색이나 출혈 위험이 높아지며, 콩팥에서는 사구체 손상이 진행돼 만성콩팥병과 투석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박 교수는 "이처럼 비만과 고혈압이 함께 있을 경우 단순히 수치 관리에 그치지 않고, 전신의 장기 손상 속도를 앞당기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예방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만은 질병이라는 인식의 전환 필요
비만은 고혈압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 '의지 부족'이나 '나태함'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박 교수는 "비만도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암처럼 치료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료실에서도 비만한 환자들이 자신의 체중을 부끄러워하거나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회적 시선이 환자들의 치료 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심혈관 합병증 개선 효과가 입증된 비만 치료제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박 교수는 "비만을 외형적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하는 것이 고혈압 예방과 치료, 나아가 심혈관질환의 부담까지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고혈압과 비만의 선순환적 관리로 이어질 수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료진뿐 아니라 대중 매체와 공공 캠페인도 비만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들이 스스로 건강 관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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