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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혈압 측정'이 꼭 필요한 이유... "고혈압 합병증 위험" [인터뷰]
혈압은 시시각각 변한다. 밥을 먹고 움직이는 일상 속 작은 행동만으로도 혈압은 오르내리며, 심지어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과 집에서 측정한 혈압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정확한 혈압 상태를 파악하려면 집에서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신경과 전문의 이재홍 원장(바른안산신경과)은 "병원 안팎에서 혈압이 달라지는 가면고혈압이나 백의고혈압을 감별하고, 고혈압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가정혈압 측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어 "고혈압 환자의 경우, 가정혈압 기록을 통해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이고 보다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이재홍 원장과 함께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과 측정 방법에 대해 자세히 짚어본다.
q. 최근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병원 밖 혈압 측정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젊은 층에서 고혈압 환자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20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표준 혈압 측정을 통한 고혈압 선별검사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젊은 연령층의 고혈압 인지율이 낮고, 이에 따라 치료율 역시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실정입니다.
이를 고려해 2022년부터는 국내 고혈압 진료 지침이 개정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진료실 밖에서 혈압 측정을 '고려'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백의고혈압이나 가면고혈압의 진단, 치료 효과 판정, 예후 예측 등을 위해 진료실 밖 혈압 측정을 적극적으로 권고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진료실 밖 혈압 측정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24시간 혈압계를 착용해 활동 중 혈압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방법, 또 다른 하나는 환자가 가정에서 정해진 시간에 직접 측정하는 가정혈압 측정입니다.
두 방법 모두 고혈압 진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24시간 혈압 모니터링은 진료실 혈압과 가정 혈압 수치 간에 큰 차이가 있는 경우에 유용하며,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고혈압 여부를 확인하거나 고혈압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도 활용됩니다. 또한 고위험군이나 임산부의 혈압 조절 상태를 평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q. 진료 현장에서 병원 밖 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계신다고요.
아마 '백의 고혈압'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병원에 오면 긴장으로 인해 혈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인데요. 실제로 진료 현장에서도 "병원만 오면 혈압이 올라간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혈압을 측정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겪는 분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또한, 수첩을 드리고 집에서 혈압을 측정해 오시라고 안내하면 의외로 가정에서도 혈압이 높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백의 고혈압인 경우에는 일정 기간 경과를 지켜보며 추적 관찰이 가능하지만, 진료실은 물론 가정에서도 모두 혈압이 높은 사례도 많아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반대로 병원에서는 혈압이 정상이지만 집에서는 높은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진료실 혈압만으로는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고혈압 진단이 늦어지면 합병증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혈압의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진료실 혈압뿐 아니라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가정 혈압 측정이 실제 치료와 예후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가정혈압 측정은 '스스로 혈압을 관리한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고혈압은 대부분 가족력이 있거나 나이가 들며 대사 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나는 일차성 고혈압이 많은데요, 최근에 20~30대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조기 진단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고혈압의 영어 명칭인 '하이퍼텐션(hypertension)'은 말 그대로 혈관의 긴장(tension)이 높은 상태를 뜻합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자연스럽게 텐션이 올라가는데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고 만성화되면 과도한 힘이 가해진 용수철이 끊어지듯, 몸에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우리 몸의 주요 장기인 뇌, 심장, 신장에 큰 부담을 주고, 미세혈관이 많은 눈에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죠.
가정혈압을 측정하면 진료실 혈압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를 보완할 수 있고,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이며 치료 시작 시점을 최적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은 고혈압 약물 사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데, 가정혈압 측정이 조기 진단 및 치료에 큰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집에서 자동 혈압계를 활용해 하루 두 번, 올바른 자세로 혈압을 측정하는 습관은 내 건강을 위해서 투자하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가정 혈압은 언제, 어떻게 측정해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아침에 잠에서 깬 후 1시간 이내에 혈압이 상승하고, 저녁에 잠들기 전 혈압이 서서히 낮아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따라서 아침 혈압은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아침 식사와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재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이때 화장실을 다녀온 후 5분 정도 편안히 앉아 휴식한 뒤 혈압을 재는 것이 좋습니다. 저녁에는 잠자기 전, 마찬가지로 화장실에 다녀와 5분간 휴식을 취한 후에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측정 전 30분 이내에는 흡연이나 카페인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등을 의자에 기대고 앉은 상태에서 혈압 커프를 위팔, 심장 위치에 정확히 착용한 뒤 측정합니다. 측정이 끝난 후에는 결과를 혈압 수첩이나 기록지에 빠짐없이 기록해야 합니다.
q. 최근 반지형 혈압계 등 다양한 헬스 기기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이 고혈압 관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고혈압이나 부정맥과 같은 질환을 스크리닝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측정의 정확도도 점차 향상되고 있어, 앞으로는 스마트폰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진단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고요. 사용 빈도나 활용 범위 역시 점진적으로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백의고혈압이나 가면고혈압을 감별하는 데 이러한 기기들이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24시간 혈압계로 활동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측정이 진단의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활동혈압 측정은 가장 정확하긴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수면 중에 30분마다 커프가 조여지는 불편감으로 인해 잠을 설치는 경우도 있어 현실적인 한계도 존재합니다.
현재 혈당의 경우, cgm(연속혈당측정기) 기술이 이미 실용화되어 상급종합병원이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의 연동도 가능한 상태입니다. 혈압 측정 역시 향후 정확도 면에서 더욱 개선되고, 스마트폰 등과 연동되는 의료기기로 발전한다면 활동혈압을 보다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춘 맞춤형 고혈압 관리가 더욱 쉬워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q. 고혈압 환자에게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으시다면.
고혈압은 치료보다는 '지속적인 관리'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하는 질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자신의 혈압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특히 가정혈압을 수첩, 스마트폰 등에 기록해 두면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는 필요 이상의 약물 사용을 줄이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상황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기획 = 오다인 건강 전문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