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팀, 비만 성인 20명 대상 임상 연구

glp-1 수용체 작용제, 알코올 흡수 속도 늦춰

알코올 중독 치료제 활용 가능성 제시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알코올 흡수를 지연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 흡수가 늦어지면서 술 취하는 속도도 느려지고, 알코올에 대한 중독성도 낮출 수 있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비만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한 예비 임상시험으로, 참가자들을 최소 30일 이상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복용 중인 그룹 10명과, 체중 감량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대조군 10명으로 나누었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같은 도수의 알코올을 마시게 한 뒤 30분 간격으로 호흡 알코올 농도(brac)를 측정해 비교했다.

연구 결과, glp-1 약물 복용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알코올 농도가 더 천천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주관적 취기 수준도 이와 일치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얼마나 취한 느낌이 드냐는 질문을 던지고, 0~10점 사이의 점수로 취기 수준을 밝히도록 했다. 그 결과 glp-1그룹은 대조군보다 지속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고했다.

연구팀은 "glp-1 약물이 중추신경계 작용뿐 아니라 위 배출 지연이라는 말초 기전을 통해서도 알코올 섭취를 억제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며 "이는 알코올 사용 장애가 아닌 일반적인 음주자들에게도 알코올 사용 감소를 위한 치료 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소규모 예비 연구로, 향후 더 큰 규모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a preliminary study of the physiological and perceptual effects of glp-1 receptor agonists during alcohol consumption in people with obesity: 비만 환자의 알코올 섭취 중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생리적·지각적 효과에 대한 예비 연구)는 지난 10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