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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 힘든 과민성 대장 증후군, '리팍시민'의 치료 효과는? [인터뷰]
조금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세 복통과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이들이 있다. 혹시 큰 병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내시경 검사 등을 받아 봐도 특별한 질환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ibs)'은 아닌지 의심해 볼 때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발병률은 전 세계적으로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전 세계 인구 중 20% 정도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통계도 있으며, 국내에서도 연간 150만 명 안팎의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확실한 치료법은 없다고 알려져 있는 탓에 속이 타들어가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렇게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완치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내과 전문의 이경훈 원장(dr리더스내과의원)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복통과 배변 습관 변화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서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라며 "장기적으로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으로 인해 소화 기능 저하와 면역 체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경훈 원장의 도움말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 관리와 개선을 위해서는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알아봤다.
q.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란 무엇인지, 크론병과는 어떻게 다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대장의 기능적 장애로 인해 △복통 △설사 △변비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적인 소화기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대장 자체에 구조적인 이상이 없지만, 장의 운동성과 민감도가 비정상적으로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주요 증상은 복통과 경련, 설사 또는 변비 등인데요. 설사와 변비 증상이 번갈아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외에 가스가 차면서 복부 팽만감이 들고, 화장실에 갔음에도 변을 덜 본 듯한 잔변감이 남거나 대변에 점액이 섞여 나오는 증상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증상에 해당합니다.
크론병(crohn's disease, cd)은 △자가면역반응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에 의한 만성 염증성 장 질환(ibd)의 일종입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만성 설사 △심한 복통 △체중 감소 △항문 주변 농양 및 출혈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대장 내시경과 조직 검사, ct나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합니다. 보통 항염증제나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를 통하여 치료하며, 장 협착이나 천공, 영양 결핍 등 심각한 합병증이 우려되면 수술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크론병은 증상이 비슷해서 오인하기 쉽지만, 염증 여부와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 합병증 등에서 핵심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염증이 없는 기능성 질환이며 영향 부위가 대장에 국한되고, 특별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드문 편입니다. 그러나 크론병은 염증성 질환으로, 소화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렇게 두 질환은 근본적으로 다른 질환이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q.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젊은 연령층에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 진단이 증가하는 것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스트레스와 정신적 부담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젊은 세대는 학업, 취업, 사회적 압박 등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합니다. 이는 장-뇌 축(gut-brain axis)에 영향을 미쳐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적 환경과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도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을 유발해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같은 기능성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서구화된 식습관도 문제입니다.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을 자주 찾고, 고지방 및 저섬유질 위주로 음식을 섭취하다 보면 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불균형한 식단에 더해 항생제 사용도 증가하면서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심해지면 그만큼 과민성 대장 증후군 발병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밖에 진단 기술의 발전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진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전에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진단되지 않았던 환자들이 더욱 많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q.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완치가 없다고 합니다. 완치가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가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는 질환은 기능적 문제에서 비롯되는 질환입니다. 다시 말해 대장에 구조적, 기질적 이상이 없음에도 대장의 운동성과 민감도가 비정상적으로 변화하여 발생하는 질환인 것인데요. 그런 만큼 수술이나 특정한 약물만으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또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원인이 △스트레스 △식습관 △장내 미생물 불균형 △유전적 요인 등으로 복합적이고, 증상도 환자마다 제각기 다릅니다. 그래서 특정한 치료 하나를 일반화해 모든 환자를 치료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래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없으며, 증상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주된 치료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과민성 대장 증후군 치료에서 자주 보이는 약물이 '리팍시민'인데요. 리팍시민은 증상을 어떻게 개선하나요?
'리팍시민(rifaximin)'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특히 설사형 ibs 치료에 주로 사용하는 항생제입니다. 리팍시민이 효과를 발휘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이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는데요. 간접적인 증거를 살펴보면, 리팍시민은 장내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장내 세균총의 균형을 회복시켜 과민해진 장의 증상을 완화합니다. 또한 장내 염증 반응을 줄여 복부 통증과 팽만감을 줄이고, 장의 과도한 운동성을 조절하여 설사 증상을 개선하기도 합니다.
리팍시민은 장기 복용보다는 단기 치료를 목적으로 합니다. 2주간 하루 2~3회 정도 복용하는 방식인데요. 이 약물은 장내에서만 작용하며 체내로 거의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장내 세균총의 균형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한 복용을 중단한 후에도 치료 효과가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즉각적인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만약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이 재발했다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리팍시민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반복 치료도 가능합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간성뇌증과 같은 특정 질환을 앓는 경우라면 장기 복용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한 후 복용해야 합니다.
q. 리팍시민의 부작용은 없을까요? 안전하게 복용하기 위해 지켜야 할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리팍시민은 장내에서만 작용하기 때문에 전신 부작용이 적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지만, 개인의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무턱대고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먼저 리팍시민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소화기계 관련 부작용이 대표적인데, △메스꺼움 △복부 팽만 △설사 또는 변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 위막성 대장염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또한 발진이나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고, 두통과 피로감,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리팍시민을 안전하게 복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특히 장폐쇄증이나 중증 궤양성 장 질환 등이 있거나, 리팍시민 및 리파마이신 계열의 유사 항생제에 알레르기 병력이 있다면 복용을 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임산부, 수유부의 경우에도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처방된 용량과 기간을 엄격히 따르는 등 복용 지침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증상을 빠르게 완화하고자 하는 마음에 과도하게 약물을 복용하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복용 중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다면 즉시 전문의에게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q. 약물 치료 외에도, 증상을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갖고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식사를 할 때는 고섬유질 음식을 섭취하고, 유제품 및 고지방 음식은 최대한 피할 것을 권합니다. 특정 음식에 대한 개인별 민감도를 파악해 섭취를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어렵다면 포드맵(fodmap) 식단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상 속 가벼운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명상, 요가, 심호흡 등으로 스트레스를 완화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가벼운 산책도 장운동 조절에 도움이 되는 운동입니다. 또한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소화기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수면 패턴에 맞춰 충분히 숙면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자신의 생활 방식을 점검하며 증상을 기록하고, 어떤 습관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지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또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적합한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각 환자의 상태와 증상에 맞춰 리팍시민 외에도 장운동 조절이나 통증 완화 약물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정신적 불안이나 우울감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를 더할 수도 있습니다.
글 =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